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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멋짓, 어울림> 홍익대학교 안상수 교수의 전통문화특강

  • 작성일201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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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과 6월 두 달에 걸쳐 개최되었던 전통문화특강. 그 마지막 강의가 홍대 안상수 교수의 '한글, 멋짓, 어울림'이란 제목으로 6월 24일 아르누보홀에서 열렸다.

안상수 교수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이용해 만든 자택 대문 사진을 보여주면서 "패션을 공부하는 여러분들 모두를 기꺼이 글자와 시각 디자인의 세계로 초대한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멋있게 만드는 것', '멋을 지어내는 것'이 디자인이 핵심이라면 '디자인'이란 용어의 우리식 표현은 '멋짓', '멋지음'이 될 수 있습니다. '짓다'는 동사는 의식주를 모두 아우르면서도 손을 이용한 멋스럽고도 창의적인 행위를 연상시킵니다. 디자인을 그 무엇의 멋지음이라고 볼 때, 시각 디자인은 '봄멋짓', 패션 디자인은 '옷멋짓'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영어의 '디자인'이라는 말에서 느끼던 것과 달리 우리 말의 '멋짓'이라는 의미에서 출발하면 좀 더 쉽고 창의적으로 디자인에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안'하면 꼴을 간추려 무늬처럼 기하학적으로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 따르고, '디자인'이라고 하면 왠지 서구적인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따른 생각의 짓누름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안상수 교수는 "최대한 외국 스타일처럼 만들고 서구적 냄새를 풍기게 하는 것이 디자인적 목표였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조각가 금누리 교수의 전시회 포스터에서 한글을 디자인하면서 '나다운 것'의 정체성을 찾고 한국적 디자인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중국 문화의 영향에 놓이지 않은, 한국만이 가진 독창적인 디자인의 대명사가 한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한글이라는 전무후무한 디자인을 해 낸 세종 임금입니다"

안 교수는 자신이 디자인한 안상수체, 이상체, 미르체, 마노체 등 한글의 창제 원리에 근거해 만든 서체들을 소개했다. 겹치고 뒤틀리는 색소폰의 음향을 한글로 시각화한 콘서트 포스터와 비엔날레 로고, '웃는 돌' 무용단의 포스터, '한글 만다라', '문자도' '보고서/보고서', '쌈지 아트북' 등 혁신적인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디자인을 표현한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또한 형태로서의 글자와 의미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인 '언어는 별이었다. 의미가 되어 땅에 떨어졌다'와 서양문자의 첫 글자와 한글 마지막자의 공통점을 문자로 풀어내 시공적 전체를 표현한 '알파에서 히읗까지' 작품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학생들은 안 교수의 작품을 보면서 한글 자음과 모음을 뜻을 전달하는 도구를 넘어서 순수한 조형요소로 인식하게 되었고 '읽는 글자'가 아닌, '보는 글자'로 한글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를 마치면서 안상수 교수는 7년 전에 만든 '생명평화' 무늬를 소개했다. 안 교수는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서로가 서로의 근원이 되므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는 개념을 강조하며 디자인이 담고 있는 '어울려 사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홍대 시각디자인과 안상수 교수는 홍익대 시각디자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양대 대학원에서 응용미술학 박사학위를, 영국 킹스턴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꾸밈', '마당', '멋', '보고서/보고서' 등 여러 잡지의 창간 및 아트편집자로 활동했고 85년부터 91년까지 안그라픽스 대표를 역임했다. 안상수 교수는 안상수체, 마노체, 이상체, 미르체 등 다양한 한글꼴을 디자인한 한국의 대표적인 타이포그래퍼이다. 특히 '글꼴에 우리 고유의 독창적인 문화를 담는다'는 철학으로 한글 디자인을 네모의 틀에서 해방시킨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한글 디자인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7년 독일 라이프치히 시에서 수여하는 구텐베르그 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