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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모드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소식

INTERVIEW

에스모드 베를린에서 서울로 편입한 독일 학생, 사라와 리사 인터뷰

  • 작성일2013.04.19
  • 조회수6081

 

에스모드 베를린 학생 사라 김(Sarah KIM)과 리사 엥겔하르트(Lisa ENGELHARDT)가 서울로 편입해 일 년간의 에스모드 서울 여성복 과정을 이수하고 2월 22일 졸업장을 수여받았다. 두 학생이 체험한 에스모드 서울에 대한 인터뷰.
 

에스모드 서울, 가장 잘 한 선택

Sarah : 저희는 에스모드 베를린에 다니다가 2011년 3월, 한 달간 에스모드 서울로 교환학생을 신청해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 기간 중에 옷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과정에 대한 체계가 확실히 세워지는 것을 느꼈고 독일로 돌아갈 때는 서울에서 3학년을 마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Lisa : 사실 교환학생으로 왔던 재작년에는 베를린과 서울의 과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일이 좀 버겁긴 했지만 심리적 압박감은 덜 했어요. 하지만 편입 후 3학년 과정은 교환학생 때와는 또 달랐습니다. 빡빡한 일정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그보다 1년 동안 졸업작품을 진행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를 조율해 나가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Sarah : 맞아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생각에 마음만 급하고, 막상 제작 진행은 잘 안되더라구요. 사실 욕심 같아선 6~7벌 정도 만들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하기 위해서 착장 수를 줄이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4벌을 만들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아쉬워요. 조금만 더 할 걸 하고요.

Lisa : 저는 졸업작품을 하면서 봉제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배웠다는 점에서는 뿌듯해요. 기술 담당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완벽한 봉제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베를린에서는 60% 이상의 학생들이 외부 전문 봉제사의 도움을 받아 졸업작품을 만들거든요. 그래서 에스모드 베를린에선 졸업할 때 열 벌 이상 컬렉션을 제작하기도 하고요. 에스모드 서울에서는 양보다 작품의 질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졸업작품 컬렉션

Lisa : 제 졸업작품 컬렉션의 주제는 Aeon Code입니다. 고생물학자인 할아버지, 역사학자이자 조각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원석과 돌에 대한 관심이 높았거든요. 그리스 조각에서 보이는 드레이핑을 모던한 드레스로 표현하고 마노석과 대리석이 가진 부드러움과 밀도감을 표현하기 위해 폼 보드 위에 저지를 씌워 베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앞판과 뒷판이 구분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패턴 작업을 했어요. 그래서 앞에서 보면 짧은 점프수트와 롱 베스트, 뒤에서 보면 롱스커트와 베스트를 겹쳐 입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 벌인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Sarah : 저는 'Scarification'이라는 주제로 에스닉함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저지 소재 위에 끈적한 라텍스를 묻혀 소재가 서로 달라붙게 하면 바디라인을 따라 옷이 피트되는 효과가 나와요. 다트 없이도 멋진 바디컨셔스 실루엣이 나오는 거죠. 동시에 라텍스로 소재개발을 한 패브릭의 뒷면을 사용해 도드라진 양각의 텍스쳐를 옷의 부분 부분에 활용했습니다. 가죽 스커트 밑단에 얇은 울 스트링을 한 올 한 올 연결해 자연과 인공이 오버랩되는 느낌을 연출했고요.


 

Liesangbong 과 KAAL.E.SUKTAE 디자인실에서 한 달 간 기업연수

Sarah : 지난 여름 칼 이석태 디자인실에서 기업연수 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칼 이석태의 세컨 라인을 위한 디자인과 패턴 작업을 했습니다. 연수가 끝난 후에도 디자인실 동료들과는 일 주일에 한 번씩 만나 밥을 먹는 좋은 친구가 되었어요. 제 졸업작품 컬렉션의 50%가 가죽으로 되어있는데, 그 당시 칼 이석태 브랜드의 시즌 콘셉트가 가죽이어서 소재에 대해 깊이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Lisa : 저는 이상봉 디자인실에서 기업연수를 했는데요. 제가 베를린에서 공부를 했다고 하니 선생님께선 "독일이 '지속가능한 패션' 으로 유명한 나라이니 제주도에서 하는 오가닉 패션 페스티벌을 맡아서 하면 잘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모피나 가죽을 대체할 오가닉 소재를 가지고 컬렉션을 구성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물, 불, 땅, 해를 주제로 한 디자인 과정도 재미있었지만 난단을 최소화하는 재단법을 구상하는 일도 보람 있었습니다. 특히 폐타이어를 가죽처럼 보이도록 소재개발 하고, 한지사, 마, 대나무 소재 등 한국 전통 소재를 다루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Conceptual fashion vs Commercial fashion

Sarah : 독일에서는 상업적이고 웨어러블한 옷을 만드는 것에 대해 약간은 경시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패션 디자이너들도 개념 예술에 기반해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옷을 많이 만드는 편이고, 갤러리를 통한 프레젠테이션도 많이 합니다. 패션 디자이너라기 보다는 멀티 아티스트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Lisa : 맞아요. 하지만 한국에선 팔릴 수 있는 커머셜한 옷을 만드는 데 더욱 집중하는 것 같아요. 웨어러블한 옷이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옷들이 많아요. K-Fashion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아트와 비즈니스의 경계를 조화롭게 아우르는 패션이랄까요?
 

사명감을 가지고 가르치시는 한국의 교수님

Lisa : 에스모드 베를린과 서울의 가장 큰 차이를 하나만 들자면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일 것 같아요. 독일에서 교사는 수많은 직업 중 하나예요. 에스모드 베를린에 계시는 교수님 중에서도 자신의 컬렉션을 하면서 부업으로 강의를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하지만 한국에서 교사는 단순한 직업 이전에 사명감과 소명 의식을 가진 명예로운 일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Sarah : 선생님들의 관심이 없었다면 졸업작품까지 끝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전 졸업작품 준비하면서 50시간 동안 한 잠도 못 자고 꼬박 밤을 새워 작업을 한 적도 있었어요. 여름방학 때는 한 달 기업연수를 마치고 일주일이 남길래 중국에 갔었는데, 관광지는 못 보고 내내 졸업작품에 쓰일 소재를 구하러 시장만 돌아다녔죠. 아버지가 출장으로 한국에 오셨는데 제가 너무 안쓰러우셨는지 작업실로 오셔서 스커트 밑단에 달릴 울 스트링을 뽑는 걸 도와주셨습니다.
 

패션 경영에 관해 공부한 후 브랜드 론칭하고 싶어

Sarah : 이번 졸업작품을 하면서 제가 쿠튀르 분야를 더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섬세한 수공 작업을 남들보다 더 잘 하기도 하고요. 나중에 제 이름을 건 쿠튀르 브랜드를 꼭 만들고 싶습니다.

Lisa : 저는 패션 경영에 관한 공부를 좀 더 하고, 독일 대기업에 들어가서 실무를 익힌 후에 혁신적이면서도 웨어러블한 제 브랜드를 만들 거예요.



제22회 에스모드 서울 졸업작품 발표회에서 사라는 우수한 여성복 컬렉션을 제작한 학생에게 수여되는 패션그룹형지상을, 리사는 보그코리아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22일, 두 학생은 졸업식에서 나란히 공로상을 수상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고, 현재 사라는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근무 중이며, 리사는 영국 세인트 마틴스 입학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