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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들어보는 에스모드

선배들이 말하는 에스모드 생활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재학생 김헌수(2013년 2학년)

  • 작성일2013.12.11
  • 조회수7426

에스모드 2학년에 재학 중인 김헌수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학교생활을 한지 2년이 되었는데요. 이 글을 쓰기 위해 학교생활을 돌이켜 보니 2년이 20년처럼 길게만 느껴집니다. 그만큼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구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 후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옷 속에 파묻혀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옷에 대해 관심이 많아 졌고 그때 제 관심은 리폼이었습니다. 할 줄도 모르면서 공업용 미싱을 덜컥 구매해서 연습하곤 했습니다. 빈티지 의류를 취급하다보니 옷을 뜯고 고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기장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판매가 되지 않는 옷들을 뜯어서 실루엣을 바꿔보기도 하고, 하늘 높은지 모르고 솟은 어깨 패드도 뜯어보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 되게 했던 것 같은데요. 그래도 제가 리폼한 옷들이 판매 될 때의 기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돈이야 나중에도 벌수 있지만 지금은 공부를 해야 될 때구나!’ 라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알아보던 중 에스모드를 알게 되었고, 스틸리즘과 모델리즘을 병행하는 커리큘럼을 알고는 에스모드를 가야겠구나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소설을 쓰듯이 그림만 그리는 것으로 끝을 내는 것이 아니라 2D로 디자인한 것을 3D로 현실로 끄집어 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곳이 에스모드의 장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2011년 입학을 계획하고 합격까지 했지만 현실이란 벽에 막혀 입학을 포기하게 되었죠. 대구에서 살던 저에게 서울 생활은 모든 것이 다 돈이었습니다. 당장 살아야 할 방과, 학비, 생활비 등등 그때 생각했죠. 1년만 참자! 1년만 바짝 벌고 올라가자~ 그래서 정말 1년 동안 열심히 일하며 학비를 모아 2012년 3월 에스모드 서울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입학 설명회 때 이 자리에 섰던 선배의 말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데스모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2년이 지난 지금, 아니 입학하고 한 달 만에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밤을 새는 일이 부지기수고 매일 넘쳐흐르는 과제의 양하며 네,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양의 과제를 주진 않습니다. 숨 쉴 수 있을 만큼만 주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이때부터 학생들마다 실력의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요. 그저 단순히 학교에서 내 준 과제를 정말 숙제하듯이 억지로 한다면 절대 발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꾸준히 과제를 했을 때와 주말 내내 놀다가 일요일 밤 개콘이 끝나고 허둥지둥 과제를 해치우는 사람과의 차이는 당장에는 눈에 띄지 않겠지만 꾸준한 노력이 쌓이면서 점점 수업의 진도와 작품의 완성도 등이 차이가 나게 됩니다.
 
저는 현재 해보다는 달이 익숙할 정도로 밤을 새며 과제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예전에 일을 할 땐 그렇게 잠이 오고, 하기 싫었던 그때와 지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분명 같은 시간, 같은 달을 보며 밤을 새우는데도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와 억지로 하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일을 할 때는 돈 때문에 억지로 밤을 새우며 일을 한 것이고, 지금은 저를 위해 밤을 새우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에스모드 서울에서 어떤 것을 배우는지는 앞에서 말씀해주신 교수님들께서 잘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저는 에스모드에 먼저 입학한 학생으로서 한 가지 조언을 해 드리자면 목표가 정해졌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일단 쉽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경우, 부모님 반대가 무척이나 심했어요. 입학 당시에 2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미술공부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고, 장사를 하다가 갑자기 패션디자인 공부를 한다고 말씀드리니 제게 “겉멋이 들었다”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 일 년만 지켜봐달라고, 내가 얼마나 간절한지를 증명 하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부모님 앞에 떳떳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도 싶었고, 하고 싶었던 공부였던 만큼 할 수 있는 만큼은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목표를 가지고 생활 하다 보니 어느덧 저는 좋은 성적을 유지하게 되었고 장학생이 되어 학비도 지원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올해 유난히 좋은 일이 많았는데요. 2학년 1학기에 있었던 SNS:SPORTS & STYLE 워크숍에서 저희 팀이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스포츠 아웃도어웨어  브랜드를 론칭하는 그룹작업 워크숍이었습니다. 다루기 힘든 스포츠웨어 소재와 2학년이 되자마자 시작된 워크숍 준비가 많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팀원이 있었기에 즐겁게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강남 신진디자이너 컨테스트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며 천만 원의 부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은 제가 소질이 있고 잘해서라기보다는 입학 후 매일 이뤄지는 수업과 과제를 성실히 해내고, 교수님과의 지속적인 컨펌과 크리틱, 그리고 목표에 도달하려는 저의 도전과 힘든 순간을 피하지 않고 즐기면서 임하려고 했던 시간들의 결과인 것 같습니다.

예전과 달리 걱정만 하시던 부모님의 인식은 달라졌고 저는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계신 분 중에 ‘나는 부모님 반대가 심해서 안 될거야!’ ‘나는 돈이 없어서 안 될 거야’, ‘난 미술을 배워 본 적이 없어서 안 될거야’라고 시작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에 안 되는 것도 없고 정해져 있는 것도 없습니다. “길이 있어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라는 말처럼 포기하지 말고 꿈을 쫒아 가다보면 길이 생기고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꿈을 쫒아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걸리게 될진 모르겠지만 정상에 설 때까지 노력하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