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기 졸업생「지오지아」디자이너 전형수
- 작성일201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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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남성복 브랜드인「지오지아」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20기 졸업생입니다.
대학에서 산업시스템을 전공하고 있던 저는 그저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대학 휴학 후 군 복무 중에 다양한 ‘독서’를 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그 때, 진로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제가 오래 전부터 패션이란 분야에 지속적인 흥미와 관심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흥미와 관심만으로 패션이라는 길을 선택하기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내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걸 원하느냐’ 였습니다.
어떤 분야든 경험을 취득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힘든 과정을 겪게 됩니다. 그렇다면 힘든 과정이라도 스스로 참고 견디면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깊이 있게 고민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당시, 제게 모든 것을 감내하며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은 바로 패션이었습니다. 그렇게 진로를 정하고, “어떻게”를 생각했습니다. 패션을 전공하는 길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제 이상과 현실의 거리를 최대한 좁힐 수 있는 곳이 바로 에스모드 서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에스모드는 군 입대 전부터 지인을 통해 알고 있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군복무 중 휴가를 이용해 입학 정보를 수집했고, 면접에 응시했습니다. 전역 후 이튿날 바로 입학하였고 2011년 2월, 남성복 전공으로 에스모드 서울을 졸업 했습니다.

의지와 노력 하나로 뛰어들었던 터라 학년 초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저는 될 때까지 매달렸습니다. 눈앞의 과제만 급급하게 좇아가기보다는 매 과정에 앞서 커리큘럼 전반에 대한 이해를 중요시 했고, 큰 부분부터 작은 부분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학년을 거듭 할수록 부족하게만 느껴졌던 그림 실력과 창의력, 패턴능력 등이 누가 보더라도 일취월장했음은 물론이고 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나날이 커져 갔습니다. 꽉 짜여진 커리큘럼과 엄격한 학사 관리, 그리고 많은 과제 때문에 철야 작업도 자주 했지만, 그 시절 그 고된 작업 후 마네킹에 입혀진 제 옷을 보면, 말로 표현 못할 성취와 보람을 느끼곤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잦은 철야와 디자인실의 업무는 힘들 때가 있지만 3년간 단련이 되어서인지 즐기며 할만 합니다.
에스모드의 교육은 실무위주의 교육이기 때문에 다양한 현장 체험과 패션계 최고의 전문가를 만나는 기회도 많았습니다. 학년별 프로젝트인 미니데필레와 기업연수에 이어, 글로벌 패스닝 기업인 YKK와의 워크숍에서는 브랜드를 만들어 옷을 판매해 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교내외 활동들을 했습니다. 재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캘빈클라인의 수석디자이너인 프란시스코 코스타를 만났던 일입니다. 2010 S/S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코스타는 유독 소재에 관심이 많았는데 저희 에스모드 서울 개교 20주년에서 소개된 한지소재 컬렉션의 소식을 듣고 패션잡지 보그의 주선으로 재학생들과 만나게 됐습니다. 저도 2학년 대표로 선발되어 코스타씨를 만나는 행운을 안게 되었고, 그 분과의 만남을 통해 저는 글로벌한 디자이너의 꿈을 꾸게 되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션계 대가들의 강의를 직접 들으며 저도 그분들처럼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지금도 그 마음을 간직한 채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재학 중 경험했던 다양한 활동들은 에스모드 졸업 후 현장 실무에 고스란히 적용될 때가 많습니다. 컨셉의 일관성과 실용성은 기본이고 창의성을 더해 진행되는 디자인과정, 빡빡한 스케줄의 시간관리, 도식화 등 그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 느끼는 것은 에스모드의 수업은 곧 실무로 직결하고 있었기에 입사초반부터 별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하고 변화하는 패션디자인은 그저 의자에 앉아 컴퓨터만 응시해서는 결코 될 수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유연성을 갖춘 디자이너가 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다양한 활동과 문화체험을 통해 모든 영역에서 얻게 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의상이란 영역으로 옮겨올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하기에 학생 때 익혔던 체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시장조사와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나 회사가 시켜서 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고 어느 곳을 가든 호기심 있게 관찰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멋진 패션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