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22일간의 유럽 패션 투어를 다녀와서
- 작성일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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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is > Antwarfen > Swiss > Millano > Saint-tropez > London
졸업작품발표회 대상으로 파리 왕복항공권을 부상으로 받은 나는 취직하기 전 새로운 경험을 쌓기위해 유럽 투어 일정을 잡게 되었다. 파리 in-out으로 총 5개국을 도는 루트로 일정을 잡고 여행을 시작했다. ![]() Paris, 패션과 에스모드의 본 고장에 가다 파리는 패션의 본 고장답게 샵들과 매장들의 규모가 남달랐다. 물론 한국에서도 패션 시장이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명품 플래그쉽 스토어의 규모와 상품 레인지는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많았다. 에르메스 플래그쉽 스토어에서는 패션을 포함한 그릇, 가구 등을 취급해 브랜드 이미지를 더 윤택하게 만들었고 디자인 서적을 판매해 에르메스의 문화적 영향력를 확인 할 수 있었다.St-Germain거리를 돌아보면서 명품샵들의 디스플레이 상품진열을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도 가졌다. ![]() 봉 마르쉐 같은 백화점에서도 세일 중인 옷들을 마음껏 입어서 좋았다. 막연히 옷을 입어서 좋았던 것이 아니라 컬렉션 제품들도 많이 취급했고 한국의 명품 매장 종업원들과는 다르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그들에게서 패션에 대한 접근성이 상당히 자유롭고 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패션을 취급하는 곳이 항상 새롭고 ‘핫’해야 한다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옛 것을 버리지 않고 유지하는 프랑스의 인테리어를 보면서 문화적 차이를 다시 한번 느꼈다. 확실히 파리는 패션과 예술의 본 고장이자 선진국임을 느낄 수 있었다. 에스모드 파리에 다니는 친구의 소개로 프랑스 친구를 집에 초대해 저녁식사도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이 친구는 작년 남성복 대상자인 친구라서 더욱 감회가 남달랐다. 마침 그의 졸업작품이 집에 있어 그의 옷을 입어보면서 한국의 작품이 아닌 외국 에스모드 학생의 작품을 직접 느껴보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프랑스 친구는 졸업작품을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컨셉으로 진행을 했다고 했다. 한국보다 더 자유스러운 자신의 테마진행에 한편으로는 부러웠었지만 완성도면에 있어서는 에스모드 서울도 뒤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계기였다. (물론 그의 완성도는 훌륭했다) 짧은 대화이지만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Antwerpen, 벨기에 왕립 패션학교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패션학교를 다녀왔다. 지금은 WALTER VAN BEIRENDONCK의 전시가 한창이었는데 지금까지의 런웨이에 올랐던 거의 모든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관광지로도 제법 유명한 이곳은 앤트워프에 관련된 작품들을 전시한다. 학교 운영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곳이니 당연히 이곳 갤러리도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리라. 한국에서 어느 디자이너의 옷으로 갤러리로 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외국에서는 국가에서 지원을 잘 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부러우면서도 씁쓸했다. 닉나이트가 한 영상 작업에 눈을 뗄 수 없었고 베이런 동크의 옷들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옷이다. 입기라는 것보단 즐기기 충분한 그런 옷들. 음악에서도 다양한 장르와 아티스트가 존재하는 것처럼 패션에서도 이렇게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가 각각 다르게 존재한다. ![]() St. Tropez, 아티스트들의 안식처 프랑스 남부해안인 Nice를 시작으로 St.Raphael을 지나서 더 서쪽으로 가면 도착하는 이곳. 여행지로 잡았던 이유는 단연 조용한 마을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고요한 휴양지일 뿐만 아니라 옛날부터 크리에이터들과 아티스트들이 이 곳에 반해 예술작품들을 창출해낸 곳이기도 하다. ![]() 신기하게도 고요한 가운데 명품매장들이 즐비해 있다. 루이비통 매장은 자신의 저택에 쉬고 가라는 듯 자신들의 정원을 드러내고 있었고, 디올의 저택은 정말 누군가의 집일 것만 같다. 이곳은 여름만 되면 휴양지로 사람들이 붐비는데, 그러한 탓일까. 내노라 하는 명품들은 다 자신들을 지키고 있었다. 이런 깊숙한 곳에서까지 자신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뽐내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London, 예술과 패션의 메카 이번 여행 중 가장 좋았던 이곳 런던. 그 이유는 패션과 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가장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가 패션의 본고장이기는 하지만 패션과 예술이라는 분야가 대중에게 널리 퍼져 활발해지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런던은 그렇지 않다. 알다시피 영국 런던은 패션 소비시장의 폭이 넓어 고급매장부터 언더그라운드 빈티지 매장까지 그 수요가 다양하다. 패션 수요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힘이 강해서 예술을 판매하고 사는 사람들까지 움직임이 확연히 드러난다. 런던 사람의 말을 들었는데 이곳에서 패션 디자인을 하면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들까지 합세해 최고의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규모는 물론 창의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영국에는 디자이너들과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고 영향을 줄 만한 갤러리와 전시들이 즐비해 있다. 4~5개의 갤러리를 보고 왔는데 왕립 미술 아카데미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은 아이디어 천국이다.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은 디자이너들과 예술가들이 아이디어를 수집하러 갈 정도로 유명한 박물관인데 엘리자베스 왕권 전 귀족들의 유물부터 현대 액세서리까지 3일 내내 일정을 모두 써도 아깝지 않을 것 같은 전시였다. 또한 고전 복식부터 현대 디자이너 박물관까지 있어서 지금까지의 모든 디자인 사조를 총 망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세인트 마틴에서는 영국의 디자이너 아이콘이 맥퀸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영리하다. 앨버트 박물관 내 디자인 서적을 파는 곳에서도 맥퀸의 책이 단연 돋보였다. 이 박물관을 관람하면 맥퀸이 생전 왜 그런 옷을 디자인 했는가에 대한 해답이 나온다. 런던 옥스포드 거리를 지나고 남쪽의 거리에 위치한 섀빌로우. 테일러링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들어보았을 거리다. 실제로 맞춤 재단과 테일러드를 하는 가게들로 붐비고 있고 매장 안의 디스플레이도 고급스럽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랑방의 매장. 현재 판매되고 있는 S/S 컬렉션부터 작년 F/W 컬렉션까지 다 만져 보고 입을 수 있었다. 섀빌로우의 랑방. 신기하게도 섀빌로우에 유명한 내셔널 브랜드는 랑방이 전부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랑방은 깔끔한 테일러링의 실루엣에 위트있는 변화로 유명한 브랜드이다. 현재 남성복에서는 디자인에 있어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영향력이 뛰어나다. 아마도 랑방의 마케터들은 재단의 거리 섀빌로우에서 랑방을 정통이라는 키워드로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었으리라.
쇼디치. 이른 대낮에는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 동네지만 저녁에는 크리에이터들의 파티와 창의적인 소리로 동네를 가득 메운다는 그 곳. 한창 급부상하는 패션 스트리트라고 한다. 주말이 아니고 평일 낮에 방문해 그 위상을 몸소 느끼기에는 무리였지만 패션 뿐만 아니라 가구와 액세서리, 평범하지 않은 생활 용품을 파는 토털 디자인 스토어를 보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 섭섭함을 느끼기도 했다. ![]() 이렇게 22일간의 유럽여행은 끝이 났다. 지속적인 컬쳐 쇼크에 자극 받아 너무 행복했지만 행복 뒤의 씁쓸함은 감출 수 없었다. 나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느끼게 해주었으니까. 이런 경험을 한 후에 더 큰 눈으로 사회에 진출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리고 내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나를 더 확인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 취향과 직업이 남들과 같지 않아서 평범한 관광지에서는 쉽사리 감동을 느낄 수 없다는 것도 확인 할 수 있었고 나라는 사람이 어떠한 것에 끌리고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난 3년간 학교를 다니면서는 학업에 바빠 이렇게 자양분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확실한 건 계속 전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 커다란 세계에서 나라는 브랜드가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기대하고 또 겸손하게 나 자신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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