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겨울, 에스모드 오사카에서의 날짜별 수업기록

  • 작성일201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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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스틸리즘 첫 수업. 'my feeling'이라는 주제로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주제로 디자인을 전개했다. 컨셉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하여 타겟을 설정하는 시간이었다. 클래스 친구들 모두 서울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노트북으로 서치를 하거나 도서실에 가서 잡지를 보며 트렌드를 참고하여 방향을 설정하였다. 나는 댄서의 몸짓의 곡선에서 영감을 받아 여러 이미지 사진이나 참고할만한 컬렉션을 찾아보았다. 자신이 할 이미지들을 찾아 각자 폼포드에 붙여나갔다. 선생님께 컨펌을 받을 때도 폼포드를 갖고 나가서 같이 보면서 컴펌받는 형식.

11월 7일
컨셉과 테마를 설정하는 수업을 했다. 전체적인 느낌을 테마로 하고, 그 테마를 표현하는 방식을 컨셉으로 하여 비주얼을 찾았다. 그리고 컬렉션에서 쓸 컬러를 직접 컬러칩으로 만들었는데 모두 일일이 물감을 이용하여 직접 만드는 방식이었다. 손 작업이 특히 많은 하루였다.

11월 8일
테마와 컨셉이 완료된 상태에서 자신이 할 디자인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인터넷이나 도서실의 잡지를 보면서 참고를 하였다. 소재를 찾기 위해 원단시장도 들러보았는데, 우리나라처럼 동대문같은 큰 곳이 있는 게 아니라 작은 원단 가게가 여러 군데 떨어져 있어 이 곳을 모두 찾아다녀야 했다. 그리고 원단의 종류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원단가게 안은 종류별로 잘 정리가 되어있어서 원하는 소재는 찾기 쉬웠다. 우리나라 동대문처럼 스와치의 개념이 없어 샘플용이라고 말하면 조금씩 잘라주거나, 10센치씩 사야 했다.

11월 11일
소재수업이 있는 날이었는데, 6명이 한 조가 되어 다음 시즌에 유행할 소재를 예측해 보고 그 소재를 파악하는 시간이었다. 우선 지금 시즌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소재 서치를 위해 컬렉션을 모아 놓은 책들을 돌려보면서 같은 조원 친구들과 의논하고 어떤 시즌으로 어떤 소재가 쓰일지, 그리고 어떤 컬러감을 가진 소재가 많이 쓰일 것인지 이야기 하였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가죽을 파는 곳을 갔는데 이태리 등 여러 나라에서 수입되는 고퀄리티의 가죽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어서 미리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종류도 굉장히 많았고 색상도 다양하였다. 하지만 수입 가죽이 주로 있기 때문에 주문을 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그 원단이 계속 나올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선택할 때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였다.

11월 12일
교양으로 크로키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색연필, 색종이, 물감, 신문지 등을 준비했다. 선생님께서 랜덤으로 어떤 음악을 틀어주면 그 음악을 듣고 자신의 느낌을 크로키북 위에 그려나가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제한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그저 자유롭게 표현하면 되는 시간이었다. 재즈나, 클래식, 댄스 음악을 듣고 표현을 하면 선생님께서 보시면서 하나 하나씩 이렇게 표현하면 더 좋은 느낌이겠다고 조언해 주셨다.

11월 14일
찾은 소재를 가지고 나의 테마와 맞는지 교수님께 컨펌을 받았다. 내가 폼포드에 붙여놓은 비주얼 하나하나와 매치될 수 있는 소재와 조금 독특한 소재를 조금 더 찾아보라고 하셨다. 원단 가게에 들러 새로 나온 소재들도 보고 기존에 있는 소재들로 새로운 소재를 만들 수 있는지도 보았다. 지금 트렌드인 스포티브한 느낌의 원단을 많이 찾는다고 하여 나도 그 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이번 도씨에 작업이 F/W시즌인만큼 아우터에 많은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두께감이 있는 원단 위주로 많이 보았고 울이나 캐시미어 등의 소재를 많이 찾았다.

11월 15일
컬렉션 구성을 위해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 참고로 할 컬렉션을 찾아보고 그 컬렉션에서 자신이 할 디자인 방향과 비슷한 아이템을 선정하여 플랜 컬렉션으로 작업한다. 플랜 컬렉션과 함께 컨펌 받으면서 선생님께서 컬렉션에서 참고할 부분을 조언해 주셨다. 모델리즘 수업을 참관하였는데, 각자 모델을 컨펌받는데 한 사람당 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가지 말들이 오갔다. 소재나 부자재로 쓸 만한 것들을 가지고 와 의견을 묻고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11월 18일 - 22일
11월 18일부터 22일까지는 컬쳐 위크라고 해서 교양수업을 위주로 진행되는 시간이었다. 18일에는 일본 미술사와 미학 수업이 있었는데 일본 미술사는 옛날 일본 미술작품들을 참고로 하여 여러 가지 역사적인 이야기도 듣고 그 시대 배경 등을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미학수업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고 그 사전적 의미와는 별개로 자신이 생각하는 느낌이나 자신만의 정의를 정하여 다른 친구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이었다. 이 수업을 통해 영감을 받는 것이 하나의 단어에서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나의 단어에서 출발해 나만의 생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디자인으로까지 풀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컬쳐 위크에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들러 시장조사를 하였다.

11월 22일
다음날 23일에 있는 미니미니 파사쥬를 위해서 에스모드 도쿄 아트 디렉터 프랭크가 오사카교에 왔다.
미니미니 파사쥬는 서울의 미니 데필레 같은 것인데, 1학년과 2학년이 같이 하는 쇼로써, 1학년은 원피스, 2학년은 테일러드 재킷을 가지고 패션쇼를 꾸미게 된다. 아트 디렉터인 프랭크는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의 각자의 옷에 어울리는 코디네이션을 위해 내교해 스타일링을 지도했다. 각각 어울릴만한 아이템들을 가져와서 한곳에 모아놓으면 프랭크가 하나하나의 착장을 보면서 그와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해주는 시간이었다. 옷을 입고 나가는 순서도 정해주었다.

11월 23일
미니미니 파사쥬가 있는 날이었다. 나는 같은 클래스 친구의 옷을 입고 모델로 서기로 했기 때문에, 오전 7시까지 학교에 가서 워킹 연습도 하고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고 쇼에 섰다. 쇼를 보러온 손님들은 입장할 때 종이를 한장씩 받게 되는데 마지막 피날레에 각자 번호를 들고 워킹을 하면 손님들은 그 번호를 보고 투표를 한다. 그래서 많은 득표를 한 옷에 상을 주는 방식이었다.

11월 26일
자신이 도시에에 쓸 소재를 찾고 그 소재와 비슷한 원단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시간이었다. 마네킹에 실물사이즈로 시뮬레이션을 하였다. 그 전에 자신이 찾은 테마와 컨셉에 맞게 찾은 비주얼을 이용하여 콜라쥬를 하였다. 콜라쥬를 바탕으로 실물사이즈로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였다. 다른 친구들은 입체로 하는 방식에 굉장히 능한 것 같았다. 자신의 컬렉션과 맞는 볼륨과 느낌을 찾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작업하였다.

11월 28일
콜라쥬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더 해보고 코트나 재킷 등 디자인할 아이템을 더 리서치 하였다.

11월 29일
서치한 것을 이용하여 추가적으로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였다.

12월 5일
러프 스케치를 그렸는데 그 동안 선생님께 컨펌받은 것을 참고로 하여 스타일화를 그렸다. 아이템도 20개 이상 그려야 했다. 코트는 2개 이상 그렸다.

12월 6일
20개의 러프스케치 중에서 마음에 드는 5개의 스타일을 골라 그 스타일의 앞,뒤 도식화를 그렸다.

12월 10일
컬렉션의 도시에에 들어갈 플랜 컬렉션을 구성 하였다. 5개의 스타일은 앞뒤 도식화를 그리고 나머지 15개의 스타일화는 앞면의 도식화만 그려서 플랜 컬렉션으로 구성하였다. 스타일 5개는 소재와 같이 붙이는 방식으로 서울에서 하는 도시에 방식과 모두 거의 비슷했다.

12월 12일
도시에를 마무리 하는 시간이었다. 도식화는 모두 일러스트로 마무리하였다. 스타일 5개도 컬러링 하고 소재를 붙여 마무리 하였다.

12월 13일
에스모드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수업이자, 도시에 프레젠테이션 발표 날이었다. 에스모드 서울과 마찬가지로 폼포드에 도시에를 붙이고 선생님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였다. 2학년 학생들 전체와 1학년 몇몇 학생들도 참관하고 있어서 조금 떨렸지만 그래도 내 도시에에 대해서 프레젠테이션을 잘 마쳤다. 스틸리즘 선생님께서는 디자인으로 가는 방향이 논리적이라고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볼륨이 유니크하지만 스타일화와 도식화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고 조금 고쳐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스타일화를 날씬하게 그리면 볼륨이 더욱 예쁘게 보인다고 말씀해주시면서 날씬 하면서 길게 그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놓치지 않으셨다.
그렇게 나의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다른 친구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었는데 에스모드 서울 학생들과는 조금 다르게 추상적인 느낌에서 출발하는 학생들이 만았다. 예를 들면, 우정이나 친근한 느낌으로부터 시작했다는 친구, 어떤 메시지로부터 출발했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조금 다른 시각이라고 생각하니 독특하게 느껴졌다.
다른 친구들의 디자인을 보니 볼륨들이 굉장히 독특했다. 일본 학생들은 특히 볼륨 디자인에 굉장히 공을 들이는 것 같았다. 새로워 보였다. 몇몇 학생들에게는 처음의 영감을 받은 것에서부터 디자인까지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는 혹평도 있었다. 시작이 너무 추상적이다 보니 디자인까지 가는 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 보였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친구들이 롤링페이퍼를 주었고 학교에서는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서 주었다.

12월 14일
친구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인 이세이 미야케의 파티를 다녀 왔다. 컬렉션에서 연주됐던 음악을 직접 그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고 매장에 있는 여러 옷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이번 교환학생을 통해 많은 자극을 받았고, 여기 오지 않았으면 몰랐을 법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법, 다른 관점을 갖는 법 등을 배운 것 같다. 에스모드 서울과 오사카의 장점이 내 안에 녹아드는 소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