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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들어보는 에스모드

선배들이 말하는 에스모드 생활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23기 졸업생「티아이포맨」디자인실 방정수

  • 작성일2016.02.01
  • 조회수7142
안녕하세요,「티아이포맨」디자인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23기 졸업생 방정수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에스모드를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에스모드 입학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입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재학시절을 떠올려보았고, 그간의 일들 중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고 뻔한 이야기이지만 제 경험상 재학당시나 지금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양한 경험’입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다양한 경험은 패션이란 작은 카테고리만이 아닌 폭넓은 예술의 세계와 세상과의 소통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군 휴학 중 세계 일주를 꿈꾸며 6개월간 쓰리잡의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목표는 여행이었지만, 다양한 일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소통을 했으며 미리 사회를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5개월간의 길고도 짧은 세계 일주를 통해서 전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도 소통을 하며 새로운 감성과 감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에스모드 워크숍 전시를 위해 작품제작에 필요한 매듭을 배우려고 무형문화재 매듭장 선생님을 찾아가 문전박대도 당해보고, 서울시내 도처의 여러 공방을 다녀보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게 묻습니다. 그 경험의 결과물이 뭐냐고... 사실 저도 정확히, 구체적으로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만이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보고 있는 것들의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요. 누군가는 패션이라는 분야만 집요하게 파고 들어가야 할 사람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다른 것들을 통해 패션을 알아가는 방법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저는 후자에 속하는 경우일인듯 합니다. 
 
저는 이런 다양함을 통해 니트라는 분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템일 뿐이었지, 제가 직접 니트라는 아이템을 디자인하고 짜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졸업작품 컨셉을 잡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던 중 동네에 있는 니트 공방을 알게 됐고, 조금 더 발전시키기 위해 동대문 종합상가에서 뜨개질 수업을 듣기도 하고, 결국에는 니트 연구소에서 니트를 연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니트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우븐의 경우 정해진 원단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게 되는데 니트는 원단부터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 졸작에서 니트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단순한 손뜨개가 아닌 기계를 이용한 니팅이었고, 또 새로운 기법을 연구하기 위하여 수많은 원사와 시간을 쏟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저만의 니팅 기법을 개발하게 되었고 니트 연구소의 교수님도 이런 조직은 처음이라며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이 기법은 니트 교수님뿐만이 아니라 에스모드 교수님은 물론 졸업 작품 심사를 오신 여러 심사위원들께도 칭찬이 이어졌고 저는 졸업작품쇼에서 세계적인 울
소재 기업인 울마크에서 주는 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패션을 공부하며 니트를 알게 되었고 졸업작품에서 니트를 활용한 시도를 했기에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이후 저는 니트에 대한 연구를 더하며 국제니팅아트 컨테스트에서 수상을 하기도 하였고, 이탈리아 보그매거진에서 매년 전 세계 패션학교의 졸업작품컬렉션 중 우수한 작품을 뽑아 신진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보그탤런트에도 제 이름과 졸업 작품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과들로 인해 저는 우영미 컬렉션 팀에 니트 디자이너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신입 디자이너로 입사하자마자 멋지게 스타일화를 그리며 굉장히 만족도 높은 삶을 살 것이란 생각을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이 한국 교육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에스모드에서의 생활과 마찬가지로 디자인실에서의 생활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원단을 만지고, 부자재를 챙기고 가봉을 보고, 뜻대로 나오지 않으면 좌절하고 혼나고, 그 많은 옷들을 일러스트로 도식화를 그려야 하는 일들은 학창시절과 그대로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실무가 에스모드 커리큘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참 감사했습니다. 3년간 늘 해오던 일들이라 디자인 실무를 새롭게 배울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물론, 학생 때 배운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지만 기본적인 업무를 금방 이해 할 수 있도록 기초가 탄탄했고 각 디자인실마다의 아이덴티티나 부수적인 지식은 충분히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스모드의 전공은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란제리로 나뉘지만 패션계의 분야는 더욱 세밀하고 촘촘합니다. 저는 남성복을 전공했지만, 제 선배, 동기만 하더라도 수트, 캐쥬얼, 아웃도어 등의 다양한 조닝의 브랜드에 근무하며 그 외에도 남성잡지 에디터, 테크니컬 디자이너, 악세사리 디자이너, 가죽 디자이너 등등 정말 많은 카테고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많은 카테고리 중 ‘남성 니트 디자이너’라는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현업에 함께 종사하시는 분들도 니트 디자이너가 따로 있는지 저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패션계, 패션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이렇게 다양하게 분류되어 있고, 자신에게 맞는 감성과 아이템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앞서 제가 말씀드린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남성복 브랜드의 니트 디자이너는 그다지 많지 않으며 그래서 조금 더 저를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생겨 얼마 전 이탈리아 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하는 원사 컨소시엄에 초청받기도 하고, 그 곳에서 만난 세계적인 니트 브랜드 로로피아나 디렉터와의 인연으로 이탈리아 대사와의 만찬에도 초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디자이너를 꿈꾸신다면 다양한 경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 중 자신과 잘 맞는 감성과 하나가 되시기 바랍니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면 에스모드에서 배우는 테크니컬과 더불어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아마 에스모드가 여러분의 다양한 도전 중 첫 번째 도전이 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