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백진수 (2012년 2학년)
- 작성일20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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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부터 공부도 잘하고 싶고, 운동도 잘하고 싶고, 시인이나 화가, 연주가도 되고 싶은 정말 하고 싶은 것만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일이 하고 싶은지에 대한 꿈과 목표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패션 디자이너들이 경쟁하는 TV쇼를 보게 됐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디자이너들의 모습이 제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게도 패션디자이너라는 꿈이 생겼습니다. 꿈을 향한 목표가 생기고 나니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습니다. 부모님께 제 진로에 대해 말씀드리자 ‘선택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과 함께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지지해 주셨습니다. 비로소 그때부터 저는 목표를 위해 스스로 무언가를 하기 시작 했습니다.
대학 패션디자인과에 입학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했지만 평소보다 제 수능 성적은 낮게 나왔고 가고 싶었던 대학의 패션 디자인과가 아닌 다른 계열의 디자인과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패션디자인이 아닌 다른 과는 가고 싶지 않아 패션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에스모드 서울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스모드 서울에 입학을 하기 위해 부모님께 말씀드리자 대한민국은 아직도 학연, 지연으로 먹고 산다며 일 년만 재수를 하면 충분히 제가 원하던 학교, 학과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반대하셨습니다. 이미 에스모드 서울로 목표를 정한 저는 다른 것을 공부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수가 없어서 부모님을 설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패션디자인과 유명디자이너들에 관한 서적과 에스모드 서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제 진로에 대한 비전과 각오를 자세하게 설명 드리고 드디어 허락을 받아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에스모드는 일반적인 학기개념과 달리 세컹스라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학기가 이루어집니다. 1년은 총 6세컹스로 나뉘는데 각 세컹스의 마지막에는 항상 과제제출이 있습니다. 제출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주변 친구들은 눈밑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오도록 밤을 새면서 작업하는 날이 많아집니다. 이런 타이트한 스케쥴로 인해 중간에 포기하는 학생도 나오게 됩니다. 한 세컹스가 끝나면 모돌로지 기간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때는 학생들이 제출한 작품들을 이사장님과 모든 교수님들이 공동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그동안 수업과 과제에 치여 미뤄뒀던 여러 가지 전시회나 패션쇼 관람, 패션서적을 통해 다양한 문화생활을 체험하거나 다음 작업을 위한 아이디어조사와 시장조사를 위해 교실을 벗어나서 다음 세컹스를 대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제가 경험하고 있는 에스모드 서울은 열정만 있고 노력을 안 한다거나 재능만 있고 게으른 학생은 버틸 수 없는 곳입니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는 곳입니다. 에스모드 서울에서 이뤄지는 커리큘럼과 각 세컹스마다 높아지는 단계별 작업을 통해 저는 스스로를 다스리며 목표를 달성한 후에 오는 성취감과 안도감을 경험해 봤습니다. 이것은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중독과도 같아서 또 다른 목표와 한계를 맞이해보고 싶게 만들고 한 단계 더 성장한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저는 지난 1학기 때 테일러드쟈켓 O.P.I를 제작했었습니다. O.P.I란 기본스타일의 아이템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제작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환경오염으로 생겨난 돌연변이에서 영감을 받아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디자인을 제작했습니다. 제 쟈켓은 지난 7월 에스모드 분교장회의에 소개가 되어 호평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디자인하고 만든 재킷이 다양한 국가의 교수님들께 좋은 평가를 받게 되어서 ‘아 나도 정말 이제 디자이너로 한 발 내딛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테일러드 쟈켓을 제작하는 동안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제도에서부터 봉제법까지 혼자서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하면서 얻은 것 또한 많은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는 2학년과정의 하이라이트인 워크숍 Focus On Style 전시회를 마쳤습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 중에는 전시를 관람하신 분도 계실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실텐데 금년도 테마는 멀티샵 형태로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팀별 브랜드를 런칭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저희는 Polyomino라는 브랜드명으로 7명이 한 팀이 되어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평면과 입체의 조형적인 것을 인체에 입혀 자연스러운 드레이퍼를 연구 개발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우리가 정말 브랜드를 런칭 한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하다보니 실제로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처럼 설레임과 함께 어떻게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유명 셀렉샵과 백화점 편집샵 담당자들 프레스, 신진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로부터 저희 브랜드가 좋은 평가를 받게 되어 무려 8개의 상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워크숍에 참석한 심사위원들로부터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2학년 과정을 마무리하는 진급시험을 보게 될 것이고 3학년에 진학할 것입니다. 아직은 아마추어이지만 제가 만든 한 개의 아이템이 두 개로, 두 개가 세 개로 늘어나면서 최종적으로 3학년 졸업 작품을 통해 제 첫 번째 컬렉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지금보다 더 어렵고 힘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에스모드 서울에서 3년간 몸에 익힌 혹독한 자기관리법과 나날이 발전되어 가는 작품들로 인해 장차 디자이너로 사회에 나갈 때는 분명 몸에 좋은 습관으로 남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미 에스모드를 졸업한 많은 선배들이 좋은 예를 보여주셨기에 제가 선택한 이 길에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꿈을 향해 달려 나가시길 바라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디자이너로 함께 서게 될 날을 기다려봅니다.
